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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카 님, 오셨습니까."

네. 이도영 님이 걱정돼서 말입니다.

병실은 단 세 자리 뿐인 이곳은 의료원. 내가 어제 불렀던 구급차가 도영 형을 실어간 곳이다. 내가 보호자 자격으로 있는 동안 도영 형은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온갖 악몽에 시달리고 있었고, 의료진이 진통제를 처방하고 나서야 겨우 안정을 취할 수 있었다. 도영 형이 안정되면서, 형을 감싸고 돌던 환시도 사라졌다.

의료진도 환시를 감상했는지, 구급차는 원래 가려던 병원을 지나치고 곧장 여기 의료원으로 달려갔다. 도영 형은 응급실에서 겨우 안정을 취할 수 있었지만, 주변에 준 영향 때문에 응급실에서만 있을 상황은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형에게는 절대안정이 필요했다.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은 센터 입원. 하지만 응급실에서 센터까지 가는 길은, 카스텔투로에서 의료원까지 가는 길보다 더욱 험난했다. 센터로 가는 길은 항시 출입이 통제되어 있기에, 어느 누구도 허가 없이는 지나갈 수 없게 되어 있다. 설계부터 그렇게 되어 있는지라 구급차가 지나갈 수도 없다. 센터를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교통수단을 찾자면 골프 카트 정도랄까.

"하루카 님, 여기는 폐하의 허가가 없으면 지나갈 수 없습…"

카스텔투로에서 왔단 말입니다! 팀장이 지금 위험하다고요!

그렇게 내가 울먹이면서 도영 형의 사정을 설명해 주려는 순간, 경비원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네. 네. 알겠습니다."

이윽고 경비원 둘은 의료진과 함께 도영 형을 침대 채로 실어갔다. 나도 급하게 따라갔지만, 체력이 금방 떨어져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쫓아가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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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 한답시고 학교에서 주최한 토론회에 참여하느라 많이 늦었다. 중학교 때에도 학생회장을 맡은 이력이 있어서, 그것을 어필하느라 시간을 많이 소비했다. 하지만 공약은 전혀 준비하지 않았다. 공약이라도 해 봤자 분신들을 최대한 끌어들이면서 하는 것이라 차마 말할 수도 없었다.

그렇게 오후 늦게 토론회가 끝나고 카스텔투로를 거쳐 집으로 가려 하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카스텔투로에 구급차 한 대가 서 있었다. 맞은 편에서 위급환자가 발생했나 싶었지만, 아니나 다를까 구급대원으로 보이는 분들이 누군가를 들것에 싣고 있었다. 곧이어 소년이 동승하고서는 뒷문을 굳게 닫고 있었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설마 도영 오빠가 실려간 게 아닌가 싶었다. 나는 곧바로 카스텔투로로 달려가 급하게 벨을 눌렀다. 하지만, 불길한 예감은 전혀 틀리지 않았다.

'위급상황으로 인해 출입을 전면 통제합니다. 11시간 59분 후에 해제 가능합니다.'

구급차는 이미 떠나갔고, 나는 곧바로 집으로 달려가 아빠한테 사정을 설명해야 했다. 낡은 로퍼가 나의 발을 겨우 지탱하고 있는 가운데, 나는 유니코 보다도 전력을 다해 뛰어야만 했다. 도보로 1분 거리라지만, 그 1분마저 지체할 틈이 없었다.

큰일났어요! 도영 오빠가…!

※ 'Teritorio de Leontodo'는 에스페란토로 '민들레 영토'를 의미합니다.
※ 이 소설은 '성 아랫마을의 단델리온' 팬 픽션입니다.

'나'를 정의하는 것은 결코 '환경'이나 '유전자' 따위가 아니다.

'나'를 정의하는 것은 '존재의 연속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