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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애!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갓난아이의 울음소리는 히카리의 방에서 나오고 있었다. 히카리의 모습이 온데간데 없는 것을 보면, 분명 이 아이가 히카리다. 생체시계를 조작할 수 있다 해도 히카리는 분명 자기 원래 나이에 맞게 행동하기 마련인데, 이 정도이면 정신 마저 어린 아이로 돌아간 듯 싶다.

필사적으로 어르고 달래 보았지만 소용없었고, 이럴 때 필요한 사람은 도영 형과 미사키 뿐이다. 그마저 도영 형은 아직 가게 일을 하고 있으니 지금 당장은 미사키의 도움이 필요하다. 맞은 방에 있는 미사키는 아직 세상만사 모르고 자고 있는 듯하다. 별 수 없이 일단 도영 형한테 SOS를 요청해야 되겠다. 한시가 급하니 길게 쓸 여유는 없다. 단순하게 두 글자, '긴급'이라고만 쓰고 도영 형에게 전송. 그 다음 남은 시간은 히카리를 미사키한테 데려다 주는 것 뿐.

미사키, 히카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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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카리가 갓난 아이가 됐다고?

갑자기 하루카가 나를 깨워서 하는 말이, 히카리가 갓난 아이가 되었다는 것이다. 제 아무리 브레이크 아웃이 장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쳐도, 이건 정말 심각한 상태다. 분신들 부르기에도 조심스럽다. 일단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카스텔투로 팀장한테 연락하는 것 뿐. 하지만 히카리를 맡는 사람은 나이고, 별 수 없이 내 휴대폰은 하루카가 책임지게 되었다.

"됐어."

하루카가 메신저를 띄워서 남긴 말은 '큰일났어!'. 이 정도면 도영 오빠한테 충분히 전달된 것 같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도영 오빠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나는 아직 히카리 업고 있느라 바쁘니 휴대폰은 여전히 하루카의 몫.

※ 'Teritorio de Leontodo'는 에스페란토로 '민들레 영토'를 의미합니다.
※ 이 소설은 '성 아랫마을의 단델리온' 팬 픽션입니다.

'나'를 정의하는 것은 결코 '환경'이나 '유전자' 따위가 아니다.

'나'를 정의하는 것은 '존재의 연속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