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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에요. 속보! 히카리 님이 돌아왔어요!"

브레이크 타임을 끝내고 막 오후 영업을 시작하려는 마당에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 아니, 쿠다라 씨. 뭐가 그렇게 들떠요?

"덕분에 히카리 님이 돌아왔다고요!"

히카리의 회복은 벌써 1주일 전에 들었다. 내가 영상통화로 직접 확인했으니까. 아무튼, 쿠다라 씨가 히카리의 팬이라는 사실은 확인했고… 쿠다라 씨는 눈발을 차며 아직도 좋아하고 있다.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인 듯 하다.

"스자쿠, 오늘은 눈 치우기로 했잖은가. 빙판길 되기 전에."

몸살로 꼬박 나흘 동안 몸져눕던 시라기 씨도 오늘은 컨디션이 좋으시다. 시라기 씨는 쿠다라 씨의 귀를 잡아 끌고 갔고, 곧 이어 다음 캐롤이 다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마침맞게 눈도 내리기 시작한다. 바깥이 많이 춥지만, 바리스타 일은 게을리 할 수 없다.

좋아, 내일은 월요일이니 오후에도 많이 팔자. 오늘 목표는 에스프레소로 백 아흔아홉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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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무대 진짜 최고였어! 오랫만에 하는 무대라 그런지 정말 날아갈 것 같아."

예상치 못한 사고를 무사히 넘긴 라이토가 무대의 성공을 자축하고 있다. 아주 신났다. 사실 1년 넘게 트윈 라이브는 커녕 단독 라이브도 못 했던 라이토였지만, 그 기나긴 공백을 무사히 깨서 정말 다행이다.

하지만 나는 조금 무리한 탓인지 종아리가 아파 온다. 무대의상에 딸려온 구두를 신은 채로는 버티기 어려워 잠시 벗어놓고 있었다. 그런데 라이토가 갑자기 에어파스를 가져오더니, 아파 오는 종아리에 뿌리고 있었다. 파스 냄새가 진동할 정도로 많이 뿌렸지만 말이다.

"사치코, 이번 무대는 여기까지 하도록. 오늘은 쉬어야 한대."

사실 나는 무대에서 발목을 삐고 말았다. 접질렀다고 하기에는 약한 정도이지만, 라이브를 지속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 와중에 에어파스의 마지막까지 쓴 라이토는 다 떨어진 캔을 보며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삿짱."

다 쓴 캔을 자기 옆에 두고나서는 종아리를 마사지 하기 시작하는 라이토. 기분이 좋아져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만, 확실히 종아리가 풀리는 느낌이 든다. 잠시 동안의 마사지가 끝난 뒤 구급함에서 또 다른 파스를 가져오는 라이토.

"여기, 이 정도면 될거야."

발목에 조그맣게 붙인 파스는 나의 발목을 마저 풀어주고 있었다. 마지막 합동 무대에 급히 서게 된 라이토는 갔다 오겠다는 인사도 하지 않은 채 대기실을 나섰다. 더 이상 '사쿠라이 루미노'가 아닌, '사쿠라바 라이토'라는 이름이 붙은 대기실에서. 그렇게 나는 준비된 침상에 누웠다. 차갑디 차가운 접이식 침대이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다.

사쿠라이 루미노.
아니, 사쿠라바 라이토가.
아니, 사쿠라다 히카리가.


- Teritorio de Leontodo 9장

"찾아라, 서치☆라이트!" (Trovu, Search☆Light!), 끝


※ 다음주(4/27)는 남강 에스페란토 학교 봄학기 참가로 쉽니다.

'나'를 정의하는 것은 결코 '환경'이나 '유전자' 따위가 아니다.

'나'를 정의하는 것은 '존재의 연속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