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eng.jpg


 여전히 오늘도 쓰라는 여행후기는 안 쓰고 잉센을 낭비하며 지내고 있읍니다

작년 7월 18일에 출발한 여행이었는데... 두 달 후면 여행 1주년을 앞둔 상태니 이렇게 게으르게 산 건 처음인듯

그리고 살도많이찌고 에잉쉬바



▷ 6일차 : 해 뜨기 전이 가장 어둡고

 7월 22일 토요일, 아침 8시


 머구 치맥축제와 휴가나온 친구를 뒤로 하고 다시 페달을 밟을 시간이 왔다...! 그 동안 저 두 일정에 맞추기 위해 체력 문제를 무시하며 전역 이후 급격하게 살이 찐 거구의 몸을 이끌고 3일간 400km를 꾸역꾸역 달려온지라, 이제는 하루에 딱 백 키로씩만 쉬엄쉬엄 달리겠다 싶었다. 앞서 여행을 두 번 다녀오면서 숙소 잡기 좋은 포인트가 딱 그렇기도 했고.

자, 달린다!


푸쉬시시시시시식-


 ....어, 시발? 분명 빵꾸는 때워 놨는데... 

일단 당장 자전거를 탈 수 없으므로 용산역부터 대실역까진 지하철을 이용했다.



DXCTWIr.jpg


 삼천리자전거 지점에서 수리를 받는 모습. 삼천리 자전거를 미워하되 삼천리자전거 아저씨까지 미워하지는 말라

자전거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이 한 시간 동안 고생하며 바꾼 튜브를 아무 고생 없이 쓱싹 5분만에 바꾸시는 모습을 보며, 역시 스킬은 어디 가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론 여행갈 때 저런 것 좀 배워놔야지...



jkYMYp2.jpg

rlRvouX.jpg

jVYXOtQ.jpg


 그 후 별 고생 없이 빠르게 달성보에 도달했다. 아침점심을 안 먹고 왔기에 여기서 간단히 때울까 잠시 밖에 자전거를 세워 두고 편의점에 갔다 왔더니, 폰이 뜨겁게 달궈지며 고통에 신음하고 있었다...! 역시 머구는 무서운 곳이었다. 빠르게 탈출해야 한다...

얼음물을 한 병 사왔었는데, 마시는 대신 휴대폰에 쏟아야 했다... 다행히 휴대폰(+gps)은 큰 이상 없이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다. 


 

t9MZ2Kl.jpg


 이러한 열과 악의 도시 머구를 빠르게 탈출하라는 배려로 이렇게 우회로 안내가 되어있다. 지난 번 여행 때까지는 이런 우회로를 택하지 않고 원 루트로 다녔는데, 자전거길 자체가 너무 강을 따라서 가야 한다는 강박으로 만들어져 있어 굉장히 멀고 험한 특성이 있어 알고 보니 초급자에게는 우회로가 반 필수적이라고...

우회로는 크게 경치가 좋다던지 하는 특성이 없어 사진은 생략. 다만 도시 속 길을 따라가는 구조라 그런지, 자전거길 표지판이 현저하게 줄어들어서 길 찾기가 좀 힘들었다...



Iab8WbD.jpg

9SxYc5N.jpg


 그리고 악명높은 무심사가 보인다...! 절이 좆 같다는 건 아니고, 길이 좆 같아서 문제다

무심사는 가벼운 지갑과 함께 여행하는 자들에게는 한 줄기 빛 같은 곳으로, 여행자에게 무료로 숙식을 제공해준다. 때문에 국토종주 여행 후기 중 간혹 여기서 잤다, 먹을 것, 간식 많이 받았다 같은 훈훈한 후기가 많지만, 일반적으론 갈 필요 없는 곳이니 우회.



BQREen8.jpg


 아니 또 비가오네 씨팔



V8aY50x.jpg


 다행히 비는 금방 그쳤고 우회로 덕에 빠르게 합천창녕보에 도착할 수 있었다. 편의점에서 일하시는 아저씨가 여행자들에게 앞으로의 경로와 추천 거점, 숙소 위치 등을 추천해주고 계셨다.



ow19TIm.jpg


 그리고 한 시간 정도 지나가면서 자잘한 슈퍼들이 보이길래 잠깐 앉아서 게토레이를 하나 깠다.

이 곳을 지나면, 앞으로 남지읍에 도착하기 전까지 가게가 하나도 없다. 앉길 잘 했지...



GScLSba.jpg


 안녕 소고기들아



ZGpcjlB.jpg

0NHBwDy.jpg


 그리고 드디어 오늘의, 그리고 이번 여행의 가장 마지막 난코스인 박진고개 되시겠다. 업힐 거리는 1500m정도 한다. 아이참 시발

저번 여행과 달리 체력과 몸무게가 업힐을 허락하지 않았기에 자전거에서 내려 걷기 시작했다.



EL466UV.jpg

hqpfNCj.jpg

RVDMX1P.jpg

qr5w9Mb.jpg


  그런데 여기 박진고개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것이, 고개를 넘어가는 나 바로 옆에 콘크리트 벽이 붙어있단 거다. 널찍하니 주변에 돌도 있고 해서 벽에 메시지를 적어놓기가 참 편하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사랑을 고백하고 미래를 다짐하며 남몰래 숨겨왔던 정치성향을 고백하고, 삶이라는 끈을 놓기 전 마지막 고통의 단말마를 뱉어 놓은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거 참 시발, 올라가는데 퍽이나 동기부여되겠다 

내가 저거보면서 힘들어 뒤지겠어서 시발!



Bny9tQq.jpg


 비록 페달을 밟진 못했어도 끊임없이 걸은 성과가 나왔고, 이 여행 마지막 씹헬 업힐의 끝에 도래하였다.

이전 씹헬업힐인 소조령 이화령과는 다르게, 딱 적당한 길이에 가파르지도 않아서 내려가다가 죽을것 같은 초조함과 공포감 없이 신나게 내려올 수 있었다.



lfHsLgp.jpg

A4rFpnJ.jpg

6PpadxR.jpg


 이후 한두 시간 정도를 더 달려 여행의 마지막 거점인 경상남도 창녕군 남지읍에 도착.

 휴대폰 카메라에 좀 밝게 찍힌 감이 있는데, 이상하게 가로등이 거의 없는 동네라 정말 어두워서 길 찾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14~15년엔 정말 밤되면 딥다크 판타지 찍는 곳이었는데 밝은 간판과 네온사인이 많이 생겨서 좀 살만하게 변했다?

아무래도 촌동네다보니 밥집보다는 술집이 더 많고 해서 또다시 편의점 음식으로 저녁을 때운다.



QW2kF3R.jpg

 

 화장실 존나음침하네 모텔은 다 왜이래

하여간 그렇게 이 여행의 마지막 모텔에서 잠이 들었다. 앞으로 남은 여행 단 하루, 무사히 쓰까에 갈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