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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 모르가우(Ĝis morgaŭ), 내일 봅시다.

첫 출근에 못 볼 꼴을 보여주고 만 점장이 네 명의 아르바이트 생을 보냈다. 게다가 오늘은 무슨 선물세트이니 하는 것 때문에 1시간을 더 잡아먹었다.

사실 오늘은 별로 못 팔았다. 안 그래도 싸늘한데다 어중간한 평일이고 하니 별로 팔릴 리가 없었던 날이었다. 기껏해야 아까 그 시간 대에만 바쁜 거였다.

세트도 당연히 팔리지 않았다. 아직 준비된 원두가 없는 탓이 크다. 무엇보다도 볶은 원두는 사흘 동안 밀봉시켜야 팔 수 있다. 그런 와중에 로스팅 끝난 것은 기껏해야 50 킬로그램 정도. 10시 부터 계속 돌렸는데도 이 정도다. 크리스마스 까지는 불과 1주일, 세트 완판을 위해서는 하루에 200 킬로그램은 볶아야 한다. 그린빈 운반하는 시간에 로스터 고장까지 생각하면, 시간이 얼마 없다.

단순 계산만 해도 로스터가 네다섯 대는 동시에 돌아야 하는 거다. 그런데, 비용은 그렇다 치고 전기가 버틸 수 있을까. 안 그래도 이거 하나에 1000와트는 그냥 잡아먹는데 말이지. 일반 멀티탭으론 절대로 못 버티겠고, 고용량으로 간다 해도 3대가 한계.

젠장, 오늘은 야근이겠구나. 시라기 씨 한테는 먼저 가라 해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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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습니다.

분신들을 다 풀어놓고 안무 연습을 한 탓에 평소보다 여덟 배는 지친 사쿠라다 미사키이다. 그래, 내가 여덟 배 지쳤다고.

"미사키 언니, 괜찮아?"

말보네(Malbone). 하도 지치다 보니까 에스페란토 말이 튀어 나온다. 그런 와중에 히카리는 목이 갈라진 듯 하다. 성대결절이 일찍 오면 나중에 힘들어져요. 그러니까 오늘은 푹 쉬어. 하지만 도리어 나더러 푹 쉬라 요구하는 히카리였다.

내 방에 올라와 보니, 하루카는 오늘도 공부에 여념이 없었다. 어제는 국어 문제를 풀더니, 오늘은 수학 문제를 풀고 있었다. 인터넷 강의는 듣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진짜 열심이다, 하루카는. 이렇게 열심이니 말릴 필요는 없겠지. 슬슬 씻고 자야 되겠다. 8배는 피곤했으니까.

'나'를 정의하는 것은 결코 '환경'이나 '유전자' 따위가 아니다.

'나'를 정의하는 것은 '존재의 연속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