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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수살인. "코리안 조디악" 이라는 소리가 돌던데, 설마... 했다가 다 보고 나서 왜 그랬는지 알만하구나 싶었다.


 이 영화는 사건에만 집중한다. 한국 경찰 영화라면 으레 클리셰로 나올 대접 못 받는 구질구질한 형사의 삶이나 눈물 짜며 유가족 붙잡고 늘어지기 없이 온전히 사건 그 자체와 형사와 범인 사이 기 싸움만으로 두 시간을 꽉꽉 채워 줬다. '범죄도시'에서 보던 것과 같이 실존인물이나 피해자에 대한 접근이 조심스러운 것은 덤이다. 
또한 진실인지 허구인지 모를 과거 회상을 틈틈이 삽입하여 그저 진행을 관람객에게 쑤셔넣는 데 그치지 않고 영화 끝까지 시청자와 은막 사이 게임을 시도하는 매력이 있었다.

 억지 결말이나 감동으로 승부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스토리의 기반이 된 현실에서 범인이 자살하여 사실을 영원히 알 수 없게 된 것도 있지만, 이야기의 가지들을 모두 정리해주지 않고 영화가 끝난 점, 이야기에서 주인공 형사를 막연한 절대 선으로 묘사하지 않은 점 덕분에 영화 내내 끊임없이 무엇이 맞고 선한지 의심하게 되며, 그 상태 그대로 영화가 끝나 버린다. 이러한 '무엇을 할 지 모르겠는, 힘 빠지는 기분'은 누가 억지로 쥐어 준 교훈이나 감동보다 더 쾌감있다.

 그리고 연기... 김윤석과 진선규를 비롯한 알만한 주조연급 배우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 동안 신과 함께, 공작 등에서 굉장히 실망스러운 연기를 보여주었던 주지훈이 각성한 듯 미친 연기를 뿜어낸다. 감독의 내공이 상당한지, 대체 어떻게 저 수준으로 끌어올렸는지 알 수가 없다.


좌우간 오랜만에 질척하지 않으면서도 여운은 오래 남게 만드는 한국 범죄 영화가 나온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