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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스트 맨. 아무래도 소재도 미국의 우주계획 속 닐 암스트롱이고, 자꾸 인터스텔라 들먹이며 광고를 하는 유통사 덕에 "우주 영화"라고 생각하고 보긴 했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거의 완전히 대척점에 있지 않을까 싶었던 영화.


 그 동안 라라랜드나 위플래시에서 춤을 추거나 연주하는 장면을 안정적으로 보여주던 카메라는 이전과 다르게, 오히려 우주 밖에서 벌어지는 진기명기보다도 주인공들의 눈빛에 관심이 있는 듯하다. 마치 직접 옆에서 바라보는 것 처럼 부담스럽게 가깝고 끊임없이 떨린다. 또한 우리의 시선을 닐에게 집중시키기 위해 주변인들의 사건들을 과감히 생략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보통 영화들이라면 길고 장렬한 장면으로 보여줄 법한 주변인들의 사건들도 "누가 죽었대."나 "어떤 일이 일어났대" 정도로 일축하거나, 뉴스를 바라보는 닐의 시선으로 끝내버린다. 결론적으로 아폴로 계획에서 우리가 흔히 생각함직한 "인류의 쾌거!"나 "위대한 역사!" 같은 무거운 타이틀을 빼내고 한 명의 인간인 닐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

 그래서 "달에 갔다 왔다"는 것 빼고는 잘 알지 못하는 그의 삶을 영화를 통해 알아볼 수 있어 좋았다. 차마 펴 보지도 못하고 어린 나이에 떠나 버린 딸, 우주 계획이 지속되면서 자꾸만 죽어나가는 동료들, 달 탐사라는 인류의 원대한 꿈을 이루면서도 정작 점점 작아지는 닐 스스로까지. 대체로 몇 가지 위기를 제외하면 잔잔하게 흘러가던 영화는 아폴로 11호의 발사 이후 폭발하지만, 달 탐사 후 지구 귀환이라는 쾌거를 이룬 후에도 셔젤 특유의 영 좋게 된 건지 아닌지 알 수가 없게 만드는 미묘한 엔딩으로 영화 보고 나오는 사람 기분을 참 씁쓸하게 만든다.

 조금 안타까울 수 있는 사실로, 이로 인해 아폴로 11호의 여정을 제외한 거의 모든 사건들이 간략하게, 시선 중심으로 정리돼버려 미국이나 인류에 대해 "뽕"을 느끼고 있는 자들이나 우주 덕후들에게는 보여줄 것이 없어져버린 영화가 됐다는 점 정도? 개인적으로는 신경쓰이지 않은 점들이지만. 

 

 결론적으로 셔젤 영화와 계속 함께한 저스틴 허위츠의 음악을 제외하면 그동안의 영화들과는 완전히 달랐다고 생각함. 비록 영화 스타일때문에 솔직히 살짝 지루한 느낌은 감출 수 없지만, 위대한 업적에 감춰진 한 사람의 인생을 파고드는 좋은 영화였다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