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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하루카를 밖으로 내보낸 도영 오빠가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다. 물론 나도 준비되었다. 하루카가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려면 분신들을 최대한으로 부르는 수 밖에 없다.

"준비됐지, 미사키?"

네. 김치 이후로 간만에 실력 발휘할 때가 되었다. 얘들아, 다 나와.

"좋았어. 오늘이 '그 날'이지?"

주먹 쥐고 모두 앞에서 발언을 하는 유니코, 오늘도 얘는 활력이 넘친다. 회복 전에는 가끔 눈물도 흘리는 녀석이었는데 말이지. 그래도 이런 면이 유니코 답다.

"오케이. 다 풀었어."

그새 도영 오빠는 묶어 두었던 끈을 모두 풀었다. 정말로 퍼즐 맞출 준비가 된 것이다. 도영 오빠가 처음 든 조각은 (unu, unu)라는 글씨가 쓰여 있는 조각. 오빠는 강당 한 쪽 구석에 퍼즐을 놓고서는 퍼즐 맞추기의 시작을 알렸다. 도영 오빠 말로는 노노그램이라는데, 이 노노그램 하나하나가 커다란 직소 퍼즐의 조각이 되는 거다.

첫 조각을 왼쪽 위 가장자리로 둔 우리는 곧바로 퍼즐을 맞춰가기 시작했다. 당장 배치하지 않을 퍼즐은 벨과 부부한테 맡겨두고, 배분은 이나리와 시라기 씨가, 그리고 나머지 여섯이서 조각을 맞춰가는 식이었다.
그렇게 30분을 맞춰 갔을까, 슬슬 지치기 시작한다. 퍼즐은 아직 4분의 1 밖에 채우지 못했는데 말이다. 게다가 퍼즐의 조각을 맞춰가면 맞춰갈수록 조각 자체가 통행에 방해가 되고 있었다. 그래도 도영 오빠와 시라기 씨가 묵묵히 조각을 맞춰가고 있었던 지라, 포기할 수는 없었다.

"저도 도와드릴게요."
"나도 돕겠어요."

강당 문을 열고서는 안으로 들어서는 두 사람, 교장선생님에 학생회장이란다. 둘 다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시라기 씨가 알아차린 덕에 겨우 알 수 있었다. (이전 교장선생님은 내가 졸업함과 동시에 자리에서 물려나셨다.) 교장선생님은 양복 차림인데, 학생회장은 체육시간이라서 그런지 체육복 차림이다. 하루카라면 여전히 강당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

"좋아. 더욱 더 힘냅시다."

도영 오빠의 화이팅에 우리도 화이팅을 외치며 다시금 '하나의 미사키'임을 확인했다.

1시간 째가 되자, 어느새 3분의 2가 완성되었다. 10명이서도 힘든 일이었지만, 12명이 힘을 합치니 진전이 더욱 빠르다.

"이 쯤 되면 슬슬 알아차릴 것 같네요. 사쿠라다 선배님."

학생회장 역시 우리를 격려해 주고 있다. 그런데, 퍼즐을 맞추는 동안 낯익은 모습이 비치고 있다. 중학교 미술 교과서에서 봤던 그 그림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 시스티나 성당에 가면 볼 수 있는 그 그림. 그리고 신이 인간을 만들었을 때의 바로 그 장면!

다 됐다.

그림의 정체를 알아차리고 다시 15분, 드디어 모든 조각이 제 자리를 찾았다. 그런데 이렇게 봐서는 이 그림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히 웅장하고도 수려한 그림이다. 제목이 뭐였는지는 기억이 안 났지만.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네요."

학생회장이 곧바로 정답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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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Michelangelo di Lodovico Buonarroti)

"그림에 혼을 담으면 생명도 창조할 수 있다네."

종족 : 인간 / 성향 : 질서 중립 / 직업 : 화가
병과 : 위저드(Wizard, 8방향 2칸 까지 이동 가능)
스킬 : 치유의 혼(魂) - 액티브 / 50턴 / 2턴 동안 8방향 1칸까지 모든 공격을 무효화한다. 동시에 범위 내의 모든 아군을 25% 씩 회복시킨다.
서식처 : (없음 - <위대함의 위대함> 3차 이벤트 카드)

설명: 르네상스 시기를 연 3대 인물(다른 둘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 라파엘로 산치오) 중 하나로, 사후 야훼에 의해 <퍼플 유니버스>로 이주되었다. 다른 두 인물과 함께 예술적 감각의 TOP 3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교리로 인해 술은 매우 꺼려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다른 교리의 영향으로 고기도 하지 않는다고.

백과

미켈란젤로, 그리고 <천지창조>를 모르는 사람은 없으리라.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는 르네상스의 3대 거장 중 하나로, 화가이면서 조각가였으며 동시에 시인이기도 했다. 그의 작품이라면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함께 쌍벽을 이룬다. 모르는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인 <다비드 상> 역시 그의 작품이다.

(중략)

그가 그린 그림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도 <천지창조>일 것이다. <천지창조>는 바티칸 시국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중 하나인 시스티나 성당의 그림으로, 1508년부터 1511년까지, 장장 4년을 불편한 자세로 그린 그림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그림은 <아담의 창조> 부분으로, 창세기 1장 26절 ~ 28절의 부분을 묘사한 것이다. 상당히 불편한 자세로 인해 건강상의 문제도 생겼고 당시 교황과의 마찰도 있었지만, 완성 이후 라이벌이었던 브라만테의 콧대를 누를 수 있었다.

- <퍼플 유니버스> 백과,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항목

※ 'Teritorio de Leontodo'는 에스페란토로 '민들레 영토'를 의미합니다.

※ 이 소설은 '성 아랫마을의 단델리온' 팬 픽션입니다.

'나'를 정의하는 것은 결코 '환경'이나 '유전자' 따위가 아니다.

'나'를 정의하는 것은 '존재의 연속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