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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토도 엔 카스텔투로'의 노력이 두번째 결실을 맺었습니다.

오늘 오전, 왕립 의료원은 하루카 왕자가 10개월 20일 만에 '브레이크 아웃' 상태에서 벗어났음을 공식 선언하였습니다. 연구소 측은 사쿠라다 하루카 왕자가 정상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왔다며, 회복을 도와준 '레온토도 엔 카스텔투로' 측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에 '카스텔투로' 측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 다른 의미는 없었다>며, <하루카의 능력을 믿고, 그 능력을 한계까지 시험해 보았다>고 전했습니다. 하루카 왕자를 시험한 퍼즐은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로, 1,200장의 개별 노노그램을 이어 맞춘 것입니다. 가로 16미터, 세로 10미터에 달하는 이 퍼즐은 현재 왕립 의료원에서 보존 처리를 진행하고 있으며, 처리가 끝나는 대로 일반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증권거래소의 주가는 의학 관련 주를 중심으로 급등하였습니다. 장중 한 때 5 퍼센트가 급등하여 더블딥을 탈출할 가능성을 남겨 두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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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여, 어서와. 사쿠라다 하루카 맞지?"

미사키와 같이 온 여기는 '레온토도 엔 카스텔투로'. 나를 회복시켜 준 그 태스크 포스의 본거지이다. 하지만 '본거지'라는 느낌은 전혀 없고, 오히려 평범한 가정집 같은 느낌이 든다.

"정식으로 소개할게. '레온토도 엔 카스텔투로'의 팀장, '이도영'이라고 해."

잘 부탁합니다. 이도영 씨. 그러자 도영 씨는 그렇게 부담 가질 필요는 없다며, 편하게 있으라 했다. 그리고는 우리를 '놀이방'으로 데려다 주었다. 방문을 열자, 최신형 게임기가 하나 놓여 있다.

"퍼즐, 어땠어?"

지난 번에 풀었던 퍼즐을 말하는 거다. 처음 받았을 때에는 부담이 많이 되었지만, 풀다 보니까 어느새 신비로움이 느껴졌더라고요. 그러자 도영 씨 역시 그런 그림을 보면서 눈물을 흘린 적이 있었단다. 그렇게 말하고서는 잘 정리해 둔 듯한 서랍에서 게임 타이틀 하나를 꺼냈다.

"같이 풀어볼래? 하다가 막혀서 말이야."

또 퍼즐 게임이다. 사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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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의 사정을 설명할게.

하루카는 나를 이어 '카스텔투로 팀원 2번'으로 등록되었어. 이제 하루카는 나 없이도 언제든지 카스텔투로에 들를 수 있게 되었지. 애석하게도 하루카의 유급은 유지되지만, 그래도 회복되었으면 된 거지. 오히려 속성 코스로 수업을 받자는 아빠의 부탁을 거절한 건 하루카였지 뭐야. 솔직히 나도 놀랐어.

그리고 우리의 단골 카페 테리토리오에는 새로운 메뉴가 신설되었어. 곧 겨울이랍시고 도영 오빠가 '뱅쇼'를 내놓았거든. 488엔 메뉴라서 꽤 비싸지만, 그래도 하나 마시면 감기 기운이 뚝 떨어질 것 같은 이름이야. 얼핏 들어도 'Bang Show' 같이 들리잖아. 정작 올바른 표기는 'Vin Chaud'라고 도영 오빠가 한 소리 하지만.

아무튼, 거실에서 자던 생활은 안녕. 오늘부터 다시 하루카와 같은 방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오랫만에 내 방에 돌아오니까 너무 좋더라♡ 커텐을 치지 않아서 맞은편에 하루카가 자고 있는 게 보이더라. 얼마나 귀여운지.

어찌됐든, 이젠 다시 하루카랑 투닥거릴 수 있게 되었다.
고마워요, 도영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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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QUEST] Add 사쿠라다 하루카 to 'Team Kastelturo'
[RESPOND] Requires Voice of 사쿠라다 하루카
[REQUEST] Voice Enqueued.
[RESPOND] Adding 사쿠라다 하루카 done.
[INTRRPT] EMERGENT REPORT from Castle Town.

Retrieving Report… 1.5 MB done.
Parsing Report… done.

기록 번호: 2079-27034732
성명: 사쿠라다 하루카
병명: 불명 (브레이크 아웃)
치료 기간: 201X-XX-XX ~ 201X-XX-XX
현재 상태: '브레이크 아웃'으로 볼 수 있는 현상은 더 이상 발견되지 않음. 다만 능력이 '필요 이상'이 아닌 '한계 이상'으로 발현될 가능성이 발견됨.

Archiving Report… done.

- Teritorio de Leontodo 6장

"계산 바보의 눈물" (Larmo de Kalkulo Stultulo), 끝


※ 'Teritorio de Leontodo'는 에스페란토로 '민들레 영토'를 의미합니다.

※ 이 소설은 '성 아랫마을의 단델리온' 팬 픽션입니다.

'나'를 정의하는 것은 결코 '환경'이나 '유전자' 따위가 아니다.

'나'를 정의하는 것은 '존재의 연속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