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사쿠라다 미사키와 사쿠라다 미사키
Sakurada Misaki kaj Sakurada Misa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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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키 언니.

우리가 처음 만난 날을 기억하죠?

제가 중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지나지 않고, 반장으로 선출되었던 그 날. 하필 그 날에 학생회 회의가 있었죠. 영문도 모르는 채 전 회의에 참석해야만 했고, 그 자리에는 미사키 언니가 있었어요. 그 때 미사키 언니는 저를 그저 '사쿠라다'라고만 불렀잖아요.

그리고 미사키 언니가 졸업하자마자 저는 부회장으로 선출되었죠. 선출된 이유는 특이하지만, 그래도 저는 미사키 언니의 뜻을 이어 부회장 직을 계속 맡았죠. 다음 해인 올해에는 회장 직도 맡게 되었고요.

그런데 이번엔 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서 뵙게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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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이고 해서 오늘은 아침부터 성문 앞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아직 테리토리오가 문을 열려면 커피 빈을 다 볶는 9시는 되어야 한다. 볶는 것도 나름 시간이 걸리는지라 꼭두새벽같이 일어나야 하는 건 물론이다. 이 정도면 되려나, 101번째 볶는 건데도 기계는 아직 익숙치 않네. 한 알 꺼내서 씹어 먹었는데, 이 정도면 제대로 된 것 같다.

정각 9시, 드디어 성문이 개방되었다. 더불어 테리토리오도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중학생으로 보이는 여자가 곧바로 나를 찾아왔다. 살루ㅌ… 아니, 처음 보는 여자이니까 본베논(Bonvenon)이겠지. 아무튼 그 여자는 곧바로 재스민 차 한 잔을 달라 했다. 알겠습니다. 곧바로 준비하죠. 아, 맞다. 여기 처음 온 것 같은데, 10잔 마시면 다음 한 잔은 무료로 제공할 수 있게 쿠폰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쿠폰 발급해 줄까요?

그렇게 여중생이랑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미사키가 하루카를 끌고 여기로 왔다. 미사키는 재스민 차를, 하루카는 보이차를 달라 했다. 둘 다 고급 차이기도 하고, 안 그래도 여중생이 시킨 것도 있겠다. 끓일 물은 충분히 올려 두었다. 맞다, 쿠폰 얘기 계속 해야지. 그래서, 쿠폰 발급 받을래? 그러자 알았다고 하는 여중생. 나는 곧바로 쿠폰 발급을 위해 컴퓨터를 새로 켜 놓았다. 그리고 이름을 물어 봤는데, 여중생은 곧바로 자기 이름을 거침없이 대답했다.

사쿠라다 미사키.

응? 그거, 본명 맞지? 그러자 고개를 끄덕이는 여중생 사쿠라다. 바로 옆 테이블에는 왕족 미사키가 앉아 있었는데, 그 미사키가 어이없어 하는 표정을 짓는다. 어이없어 하기는 하루카도 마찬가지. 동명인이야 나도 수 없이 만나봤지만, 이렇게 만나보는 건 또 처음이다. 그러니까, 테리토리오 회원 1번 '사쿠라다 미사키'(저기 앉아 있는 왕가네 식구) 이후로 테리토리오 회원 12번 '사쿠라다 미사키'(바로 여기 있는 여중생)가 추가될 예정이다. 이 쯤 되면 한자는 다를 거라 생각되는데, 그래서 어떻게 쓰는지 물어보았다. 그러자 여중생은 휴대하고 있던 자기 학생증을 보여준다. 읽는 건 같은데, 한자는 다르게 쓴다. '사쿠라다'는 '桜田', '미사키'는 '美咲'라. 바로 옆에 있는 왕족 미사키는 '櫻田'에 '岬'로 쓰는 거였지. 오케이, 바로 만들어 줄게.

※ 'Teritorio de Leontodo'는 에스페란토로 '민들레 영토'를 의미합니다.

※ 이 소설은 '성 아랫마을의 단델리온' 팬 픽션입니다.

'나'를 정의하는 것은 결코 '환경'이나 '유전자' 따위가 아니다.

'나'를 정의하는 것은 '존재의 연속성'이다.